섬세하게 서로를 느끼는 ‘촉각을 통한 대화’를 경험하다.-강나영
관리자 | 2019/06/19등록 | 442읽음

 

섬세하게 서로를 느끼는 촉각을 통한 대화를 경험하다.

 

강나영 (Certified Teacher of Somatic Ballet®)

 

 

    지난 19회 Somatic Ballet® Pedagogy Workshop 참여에 이어서 이번 22회 Somatic Ballet® Pedagogy workshop 또한 참여하였는데, 비전공자인 파트너와 함께 진행한 이번 워크샵을 통해서 느낀 갓추켄 운도(Mutual Katsugen Undo)는 이전 워크샵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주었고,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다.

   19회 워크샵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무용 전공자로, 움직임에 익숙하고 패턴화 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2인 1조로 이루어지는 세션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기존의 익숙한 움직임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이전에 즉흥 무용 수업을 들었을 때도 습관에서 비롯된 움직임으로부터 탈피하기위해 노력을 하였는데, 19회 워크샵 때에도 거울을 보지 않고 눈을 감고 움직이는데도 불구하고 다소 경직되고 보기 좋게 만들어진 움직임을 주로 했었다.

  이번 22회 워크샵 때에는 지난 19회와 확연히 달랐다. 같은 갓츄켄 운도(Mutual Katsugen Undo)를 했음에도 움직임의 시작되는 호흡부터 다르게 나타났다. 비전공자인 파트너는 무용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 일상적인 움직임만 행했던 사람이다. 새로운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혀 해보지 않은 것을 행해야 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는지, 세션 초반에는 호흡이 매우 빠르고 몸의 말단이 경미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상호 교감이 중요한 이 세션을 행할 때 손끝하나를 움직여도 에너지의 흐름을 상대방이 읽고 있는 것이 느껴졌고 때로는 나의 움직임 방향을 예상하는 것까지 느껴졌던 지난 19회 워크샵과 다르게, 이번 22회 워크샵에서는 비전공자 파트너와 함께하니 초반에는 파트너와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공간과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파트너의 호흡이 가라앉고 움직임을 통해 서로의 무게가 느껴지고 아주 경미한 움직임 또한 생생하게 피부로 느껴졌다. 견갑골에 손을 얹고 서로의 움직임을 느끼는 세션을 할 때에는 나의 움직임을 통해 발현된 에너지가 상대방에게 전달되고 그의 몸을 통해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등 에너지가 움직임으로 시각화되었다. 이 때 나는 비로소 파트너와 움직임을 주고받으며 몸의 대화를 시작했다.

  이전에 전공자와 함께 세션을 진행할 때 흐름이 부드럽게 이어지며 나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움직여주는 것이 상호 움직임이라고 생각했는데, 갓츄켄 운도에서 강조하는 상호(mutual)는 움직임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상대방의 경미한 움직임 또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게 피부를 깨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목소리만 높이면 대화가 되지 않듯이 살과 살이 닿을 때 느껴지는 온기 또한 서로를 느낄 수 있을 때 나타남을 깨달았다.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섬세하게 반응함으로써 상대방의 움직임을 느끼는 것, 서로에 대한 존중을 통해 나타나는 촉각으로 하는 대화가 상호(mutual)갓츄켄운도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