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Muscles & Core Muscles
koeun | 2020/04/11등록 | 245읽음
어느 분야든 그 분야의 관용적인 용어나 표현들이 있게 마련이다. 한때 나는 야구를 종종 보곤 했는데, 방송 해설자들이 어느 투수의 공이 무겁다거나 누구는 공은 빠르지만 가볍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다는 등의 표현을 쓰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공이 무겁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얘기인가. 기본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표현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그만큼 그쪽 분야도 과거보다는 뭔가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체계가 정립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수년간 발레를 전공해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듣는 말의 레퍼토리가 있다. 안쪽 근육 내지는 속 근육을 사용하라. 턴아웃에 집중하라. 우리 모두는 이런 말들을 질리도록 들어왔다. 그렇다면 똑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안쪽 근육을 사용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얘기인가. 어린 학생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인체를 공부하는 의사나 생리학자라면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무언가를 말로 단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라는 말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안다고 착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나 자신 십수년을 공부해 온 발레에 관해서도 그런 부분이 적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안쪽 근육이 도대체 어떤 근육이고 이 근육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그것을 사용한다는 것이 발레 동작을 하는 데 있어 어떤 이로움을 주는지, 또한 그것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때 동작에 관한 온전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이번 강의는 나 역시 학부시절부터 교수님께 익히 배웠던 내용이었음에도 무척 새롭게 다가온다. 무용이 과학이 될 필요도 없고, 또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무언가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 원리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만일 그것을 연구/학문이라 부를 수 있다면 그것은 대학에서 마땅히 행해져야 할 과업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편적인 언어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바로 교육자들의 몫이다.